숯 Charcoal 1948-2022
타오르던
열기에
일렁이던
그곳에
여기에
당신이
우리가
있었다
사람이 머물던 
터의
중앙엔
두 개의 돌멩이가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숯이 
있다

수십 년 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곳에
남아있던 것이
숯이다

깊고 깊은 
심연의 
검은 

숯을 
집어 
들었다
놀랐다
감각은
예상을 벗어났다

따뜻했다
두 손가락 끝에 전해지는
가벼운 무게의
까만 잔여물은 
따뜻했다

예상치 못한
사물에서
느껴지는
무게와
질감
따뜻한 
감각이라니

가슴을 울린다
숯은 뜨겁다
 70여 년 전 
어느 날
뜨거운 열기에
일렁이던

어쩌면
누군가의
손끝에
닿을때까지
온기를
남겨 두었을지도
모르겠다

숯을 만난 곳은
한라산 깊은 숲
능화오름
인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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