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방 한쪽에 꽃무늬 천으로 만든 오래된 옷장이 있다.
그리고 옷장을 장식하고 있는 무궁화 코사지 하나.
아마도 국가 행사나 지방정부 행사에서 가슴에 달았던 무궁화일 것이다.
가슴에 무궁화를 달았던 노인이 바라던 나라는 어떤 나라였을까?
77년 전 8월은 해방의 달이었다.
작렬
하는
조선
의
하늘
은
묘한
하늘
이다.
지나치게 파랗기
때문인지도
모를 일.
- 김시종의 장편시 『니이가타』 중에서
해방을 맞이한 하늘은 지나치게 파란 하늘이었을 것이다. 지금의 8월이 그런 것처럼.
새로운 나라를 스스로 만들고자 했던 그들의 열망은 작렬하는 조선의 하늘만큼이나
뜨겁게 달아올랐을 것이다.
열망이 피워 올렸던 새로운 나라는 어떤 나라였을까?
70여 년이 지난 지금 그 나라는 노인이 생각하는 나라였을까?
가끔 묻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