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 스냅_DMZ, 2019 / ⓒ2022. 양동규 
동시대 스냅_도라산역, 2019 / ⓒ2022. 양동규 
동시대 스냅_대만 금문도, 2019 / ⓒ2022. 양동규 
우리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한라산 자락 오름에 봉화를 올리고 뜨거운 함성을 외쳤다. 남한만의 정부 수립을 반대하고 통일된 나라를 만들자는 절규였다. 분단은 곧 전쟁을 불러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전쟁은 엄청난 비극으로 점철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그리고 70년, 남과 북의 수장은 다시 만났다. 감격적인 날이었다. 4.3 70주년 기념사업들이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을 때였다. 종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종전. 망각하고 있었다. 우리의 전쟁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었다. 각성하는 시간이었다. 4월 27일의 만남은 종전으로 쉽게 이어질 줄 알았다. 다시는 미사일 따위로 시끄러워질 일은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우리의 전쟁은 우리만의 전쟁이 아니었다. 우리의 전쟁이면 우리끼리 합의하고 전쟁을 끝내면 될 일이었다. 그런데 그렇지 않았다. 우리들만의 전쟁이 아니었던 게다. 다시 각성하는 시간이었다. 
전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우리의 전쟁도 그들의 전쟁도. 우리만의 전쟁도 그들만의 전쟁도 아닌 우리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쟁은 일어났고 아직도 끝낼 기미가 없다. 한쪽에서는 핵실험 준비를 하고 있다. 역대 최고의 무기 수출을 이뤄냈다는 뉴스가 나온다. 새로운 무기 개발은 계속되고 새로운 기지를 만들 계획은 매해 수정 보완을 거쳐 발표된다. 드디어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독자적인 기술을 갖게 됐다. 그래도 종전은 하지 못하고 있다. 종전은 오히려 까마득히 멀어져 가고 있다. 
이제 또다시 6.25를 맞이한다. 전쟁이 시작된 날이다. 한쪽에서는 전쟁을 기념하는 기념식이 열릴 것이다. 용산에는 전쟁을 기념하는 기념관이 있다. 대통령도 용산에 있다. 군사시설이었던 곳에서 일한다. 전쟁은 끝날 기미가 없다. 종전을 기념하는 날은 오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74년 전의 절규는 아직도 허공의 메아리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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